대병에서 종합병원으로 옮긴 후기
우선 내가 대병을 그만둔 이유부터 말하자면 다니기 싫어서다ㅋ 진짜 싫었다. 그때는 출근하기 싫은게 인터넷 밈으로 다니는 그런 출근하다마자 퇴근마려운 그런건가? 다들 이런 기분인가? 싶었는데 아니다. 지금은 이직 후 출근할 때 생각하면 대병 다니면서 출근전 느꼈던 그 감정은 확실히 비정상적이다. 헷갈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출근하기 싫은 느낌은 학생때 학교가기 싫은 느낌, 시험기간이 독서실 가기 느낌이지 밤에 길가는데 뒤에 검은 옷 입은 사람이 따라오는거 같은 느낌이 든다면 비정상이다ㅎ
아무튼 그래서 그만뒀고 탈 임상하려고 했는데 가지고 있는 스펙인 임상경력2년으로는 원하는 곳에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컴활도 필요하고 토익도 기본적으로 필요했으니깐… 그리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직업이 없었다. 노력하게 만드는 동기가 없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우선 일을 시작해야겠더라. 돈을 벌어여 하고 뭔가라도 해야할것 같았다. 그래서 병원을 찾아보다가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으로 들어왔다. 이유는 집 가까워서가 제일 컸고, 후기에 별로라는 말이 많았지만 그런식으로 계속 병원을 제거해버리니깐 갈데가 없어서 시간도 많은데 경험삼아 다녀보자라고 생각하고 지원서를 내고 입사하게 되었다.
우선 병동을 비교해보자면 펑셔널로 환자를 간호한다. 대학병원의 경우에는 환자당 간호사 수 비율로 등급이 정해져서 팀간호가 가능하지만 동내에 있는 준종합병원은 팀으로 병원을 운영하게 된다면 간호사를 고용하는데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펑셔널 간호가 될 수 밖에 없다.
우선 나는 펑셔널을 정말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그 이유는 첫번째로 환자파악이 안된다는 것이다. 엑팅하는 사람은 그 환자의 단편적인 부분만 안다. 의사에게 노티하고 처방받고 하는 것 치프쌤이 하기 떄문에 엑팅은 원인은 모르고 결과만 보게 된다는 거다. 간호사로 발전도 없고 업무 파악도 안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료사고 위험이 높다. 특히 준종합병원 처럼 투약하는 경우는. 우선 수액에 환자라벨을 붙이지 않는다. 액이 믹스되이 있지 있는 경우에는 뭐가 얼마 섞였는지 적기는 하지만 대학병원처럼 환자이름, 등록번호, 약물이름, 용량, 투약방법 이렇게 그 라벨 용지 하나만 보고 투약할 수 있지 않다. 그러니깐 업무가 익숙한 간호사가 아니라면 의료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절대적으로 높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준종합 병동에세 일주일 간 근무하면서 그럴뻔한 적이 많았으니깐.
그리고 두번째 잡일이 많다. 환자 이송부터 물품정리, 인턴이 없기 떄문인지 인턴잡인 ekg 찍는거나 dressing 같은 경우도 간호사가 한다. 근데 그걸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깨넘어 배우는 식ㅋ 시킬거면 제대로 교육이나 하고 시키던가 신규가 한두명 오는것도 아니고 교육 자료를 한번 만들면 되는걸 왜 안만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물품들이 오래됐다. 컴퓨터, 카트기, 근무복, 환자복, 이불, 혈압계, 의자 등 모근 물건들이 다 오래됐다. 그리고 멸균이 안지켜진다. 개인적으로 입원할거면 무조건 어떻게든 대학병원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라고 하는데 무용지물인 청소… 하나마나한 청소… 보여주기식인 청소다…
그리고 이런것들에서 오는 이런 곳에서 일하는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 아마 열등감일것이다. 처음에는 근무복도 촌스럽고 머리방하는것도 정말 하녀같아서 싫었다. 병동은 더욱 그런거 같았다. 선생님들이 가르켜주는것도 별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안들었다. 병원도 병원같지 않았고 간호사도 간호사 같지 않아보였기 떄문에… 그치만 부서를 옮기고 나서 지금은 나름 만족하는것 같다. 무엇보다 출근하는게 예전만큼 두렵지 않다. 여기서 아무리 쌤들이 너무 바쁘다고 치를 떨어도 병동에서 바빴던 날들을 생각해보면 비교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경험을 했었기 떄문에 이곳에서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년간 공부를 안했기 때문에 스스로 간호사라는 느낌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서도 들지 않았지만 여기서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거기서 버텼던 2년이 도움되었다는 건 사실이니깐.
진자 편하게 써서 주제가 없이 말이 중구난방인데, 대학병원에서 준종합병원응로 내려오려면 우선 대학병원 간호사라는 그 자부심은 포기해야한다. 확실히 근무환경의 수준은 떨어지고 스스로 그런 곳에서 근무하는 걸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준종합병원에 근무하는걸 추천한다. 중환자가 없기 떄문에 부담스럽지 않고 오버타임도 없고, 병바병이지만 여기는 일이 그렇게 나쁘지 않아서 그런지 선생님들이 정말 좋다. 꺠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보내게 되는 직장인데 마음이 편해야 한다고 이번에 확실히 꺠닫게 되었다.
우선 계획은 여기서 일하면서 공부해새 공단이든 혈액원이든 가는건데… 일하다보니 집에오면 피곤하고 공부하기가 싫다 ㅠㅠ 지금같아서는 여기서 2년 3년 일할 수 있을것 같긴한데 먼 미래를 생각해보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로 가보고 싶다. 그냥 여기보다 더 열심히 삻아야 하겠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될것 같으니깐.
우선 월급은 내가 그만둔다고 하니깐 전 병원수준이랑 비슷하게 맞춰준다고 했는데 이번에 받아봐야 알것 같다. 아! 여기는 오프가 10개다ㅋㅋㅋㅋ… 대학병원에서는 나이트 8개에 오프8개 였는데… 그전 근무표를 보니깐 멤버가 여유가 있을 때는 오프를 12개나 받은 달이 있었다.
아 또 생각났는데, 노티하는게 안두렵다. 대병은 진짜 의사들 노트하는게 너무 스트레스 였는데 지금은 펑셔널이라 내가 노티를 주로 안하기도 하지만 일이 바쁘지 않다보니 다들 기본적으로 평온한것 같다, 중환자와 바븐상황에서의 그 까칠하거나 예민한 분위기를 여기서는 느낄 수 없다. 사실 산소 81% bp 70/40일 떄도 긴장감이 없는 곳이긴 하다. 대병이었으면 부산스럽게 움직였을 텐데 여기서는 딱히 그런게 없다 그냥 산소틀어주고… 다리 좀 올려주고,,, 여기서 근무하다가 대병은 못갈지도… 이제 다음 이직은 꼭 상근직 정규직으로 공무원이나 공단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너무 준종합 욕한것 같은데 대병도 아무것도 모르는 간호사가 있듯이 여기도 똑똑한 간호사들있고 그렇다. 솔찍히 나만해도 대병에서 근무하면서 공부했던 간호사는 아니었기 떄문에 여기 이직하고 경력직으로 뭔가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줄 떄마다 부담스럽닫ㅋㅋ… 나 모르는데ㅋㅋㅋ… 그래서 다시 공부한다. 대병처럼 공부할 양이 많지도 않고 그럴 여유도 있다.
다만 아쉬운건 동기가 없다는거ㅜㅠ 입사동기ㅠㅠ 아님 또래ㅠㅠㅠ 외로와 외로와ㅠㅠ 암튼 다음 일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두번째 직장이다! 세번째는 어딜 지 모르겠지만 그때동안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