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근무가기 전 읽을 책을 빌려야 했다. 보고 싶은 책은 따로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빌리고 있어서 급하게 네이버에 책추천이라고 쳐서 나온 책이었다. 블로그는 믿음사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도서관에 있는 책을 검색하느라 애 좀 먹었다ㅎ
사실 책을 볼 때 작가이름을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라서 몰랐는데 이북으로 읽었던 ‘칵테일, 러브, 좀비’의 작가가 낸 책이었다. 리디북스 순위에 올라가 있고 책 표지와 책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봤던 책이었지만 읽으면서 재미있던 책은 아니어서 책 빌리고서는 살짝 후회가 들었다ㅎ
스노볼 드라이브. 믿음사 블로그에서 빌릴 책을 고르는데 ‘녹지 않는 눈’ 이라는 말에 끌려 빌리게 된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백모루와 이이월이라는 이름이 특이하고 예쁜이름이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지만 사실 둘의 관계성을 잘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사실 모루의 이모는 어떻게 된건지, 이월이와 함께 하는 이미 죽어버린 하루의 환시와 관련되어서, 녹지 않는 눈의 정체 등 해결되지 않는 상태로 이야기가 끝나버린것 같아서 아쉬웠다.
이 책에 대힌 개인적인 의견은
1. 처음 책을 읽으면서 예상한 모루의 성격과 이월이를 만나고 나서의 모루의 성격이 매치가 되지 않았다.
: 처음에는 모루가 진지한 아이인줄 알았다. 사라진 이모를 찾기 위해서 진실을 쫓느라 웃을 여유가 없는 그런 아이인 줄알았는데, 센터에서 이월이를 만나고 부터는 유치해 졌다.
사실 책에서도 두번정도 이런식으로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겉모습만 어른이지 속은 여전히 어린아이 같다는 말이 나왔다. 영원히 녹지 않는 눈이 내리면서 사람들의 시간이 처음 녹지 않는 눈이 내렸던 그 순간에 멈춰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렇게보면 유치하게 구는 모루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주인공의 유치한 모습을 보는 건 역시 싫었다. 왜냐면 이미 내가 유치하고 치졸하기 때문에 책 속에서 주인공은 그렇지 않았으면 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2. 이월이와 모루가 서로에게 그렇게 까지 특별한 이유.
: 사실 모루와 이월이가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라면 이월이는 그냥 이사장의 자녀. 위험에서 날 구해준 고마운 아이에서 끝났을것 같은데. 아마 책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아니지만 내 뇌피셜로는 모루는 그 순간에 이월이에게 첫눈에 반한거였던 거다. 그래서 이월와 센터에서 처음 만났을 때 긴장하는 모습이나 이모의 실종과 이월이가 연관된건게 분명한데도 그 사실은 잠시 묻어두고 이월이와 친해지려고 했던 거다. 나는 그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모루의 행동이 더 이해가 간지만. 사실 이런 경우는 일상에도 한번은 격게 되는 문제 같다. 나같은 경우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일상에서 평소대로 웃거나 행동하는 것에 죄책감이 느껴졌다. 왜냐면 할머니가 돌아가신 일을 분명이 절대적으로 슬픈일인데, 할머니가 그런 일을 겪으셨는데도 내가 평소대로 지내는게 왠지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나쁜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다른 경우로 치면 가족 중 누군가 투병을 하는 중인데 간병하지 않고 내 일상을 챙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픈 가족을 간병하는게 도덕적으로 보면 옳은 일이지만 개인의 행복이라던가 개인의 자아를 위해서는 타인의 고통에 함께 잠식되기 보다는 걸쳐진 상태로 남아야 한다는거다. 내 일상은 지키면서 간병을 하고 내 일상을 지키면서 가끔씩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가지 사건에 휘말려버려 힘들어지는 사람이 늘어나 버리니깐…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힘들어지니깐. 100세 인생에 짧게 쳐도 30년 가량을 계속 간병을 하며 속이 망가지거나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만 할 수는 없다.
나는 이 모든게 어렸을 적 배웠던 도덕 교육의 잘못된 부분이 있기 때문인것 같다. 힘든 사람을 보면 도와줘야하고, 가족이면 마땅히 그래야 하고, 죽음은 슬픈 일이라는 거. 남을 위하기 보다 나를 먼저 챙기는걸 배웠더라면 환상만 가득했던 어린시절을 지나 팍팍한 현실을 살게 된 어른들이 조금은 덜 상처받거고 덜 지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죽음 또한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다. 고통도 후회도 없는 상태가 되는거고, 어차피 나도 죽을건데. 우리다 결국 시한부 인생 아닌가. 죽음 이후의 무한한 시간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살아가는 30년 50년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그 시간동안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건 무척 힘들겠지만 망가져있기 보다 계속 나아가야지 뭐 방법이 있다.
(정말 별개의 이야기지만 귀멸의 칼날 중 탄지로의 노래를 좋아하는데 가사 중에 앞으로 나아가야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으니깐 다른 방법이 없으니깐)
https://youtu.be/KwX212taIlY
3. 마지막에 이월의 아빠의 차를 강탈하는 장면은 본적도 없는 보니 앤 클라이드가 생각났다.
이월이는 드디어 아빠에게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갈 곳이 없는 두 사람은 이모를 찾는 다는 핑계로 아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닐 거다. 그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빠는 이월이를 놓아주고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깨닫고 후회의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책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사실 이 마지막 두장 정도의 분량을 위해서 앞에 길고 긴 이야기를 읽은것 같다. 내 머릿속 모루와 이월이는 이모를 찾는 그 과정에서 고난보다는 자유로운 모습이다. 이모의 생존여부가 걱정되서 힘들어하기 보다는 그 과정이 둘이 함께라서 행복하고 위로받는 모습이다.
작가의 말을 읽다가 마음에 폭 들어왔다.
‘모루의 옆에 타고 있는 것은 봄이니, 설원을 달리는 과정이 많이 춥지는 않을 것입니다.’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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